【특집】북조선 벽화고분을 찾아서
12/01/26 16:32
깎여 나갔나? 부부상
춤추는 군상들과 ‘王’ 글자도
옥도리 고분
북조선(북한) 평양에서 차로 남하하기를 2시간. 작은 마을로 접어들어 벼 이삭이 영근 논두렁 길을 가자 언덕 위에 새로 쌓아 올린 흙이 눈에 띄는 고분이 나타났다.
고구려시대인 4세기 말부터 5세기 초의 옥도리 고분(남포시)으로, 2010년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가 발굴해 벽화를 발견했다. 천장이 파괴돼 콘크리트 덮개를 만들고 그 위에 새롭게 흙으로 덮어 보존하고 있다.
언덕은 밭으로 이용돼 왔기 때문에 봉분이 깎여나가 직경과 높이는 불명. 남아 있던 석실은 가로 세로 너비가 같은 2.8미터, 벽 높이는 2미터 정도였다.
벽화는 안쪽 벽과 동•서쪽 벽에 있었다. 안쪽 벽에는 묘에 안치된 부부의 좌상과 시녀들의 그림이 있었지만 부부의 부분은 깎여나간 것처럼 회반죽을 발라 둔 뼈대가 드러나 있다. 배경은 노란색 바탕에 빨강과 검정의 물결 모양의 선이 그려져, 그 사이를 ‘왕(王)’과 ‘대(大)’의 한자로 메워져 있었지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동쪽 벽은 3단으로 나뉜 군상도. 중단에는 춤추는 남녀, 하단은 아주 희미하게 사람의 형태를 알 수 있을 정도다. 서쪽 벽에는 말을 타고 활로 사냥을 하는 인물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육안으로 겨우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진으로는 알 수 없다.
부부상뿐만 아니라 많은 인물의 눈과 입이 깎여져 나간 것처럼 보인다. 석실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던 시대가 있어, 아이들이 장난으로 깎은 것은 아닐까 하고 상상해 봤다.
석실을 나서자 북쪽으로 고구려시대에 만들어진 황룡산성의 돌로 쌓은 성벽이 보인다. 손수호 고고학연구소장은 고분의 주인이 이 성의 성주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고구려벽화고분의 공동조사를 위해 10월 방북, 외국 언론에 처음 공개된 옥도리 고분을 취재, 벽화를 촬영했다.)【교도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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