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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외국인 범죄 증가 속 법치국가 ‘파수역할’ 법정통역사를 찾아

12/06/14 13:48

“베 하테레 마다람”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천장이 높은 법정에 귀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어가 울려퍼진다. 무성하게 수염을 기른 몸집이 큰 남자의 애원하는 듯한 말. “수술한 어머니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이어서 재판관 앞에 앉아 있던 양복을 입은 남성이 일본어로 증언대에 서서 이란인 피고의 속마음을 전했다.

근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국적도 다양화하고 있는 외국인 피고의 형사재판. 난해한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법정에서 어떻게 통역하고 있을까? 통역이 있는 재판을 방청했다.

5월 14일, 오사카(大阪)지방법원. 이 날 재판에서 ‘법정통역’ 담당은 사카이시 니시구(堺市西区)에 거주하는 기토 료지(鬼頭 良司, 41) 씨였다. 대학교에서 페르시아어를 전공한 뒤 6개월 동안이지만 이란에 재류한 경험도 있는 통역 경험 약 20년의 베테랑이다.

기토 씨는 착석하자마자 책상 위에 이란 달력과 일본 연호 일람표 등 스스로 만든 자료가 담긴 파일을 준비했다. 서기관으로부터는 동시통역용의 이어폰 마이크를 건네 받았다.

피고는 각성제취급법 위반죄로 기소된 이란인이며 일본어는 전혀 모른다. 타국에서 난생 처음 온 법정이라서인지 불안한 듯이 몸을 흔들고 있다. 피고인 질문을 하는 동안 검찰관과 변호사가 아니라 기토 씨를 향해 불안한 듯한 시선을 끊임없이 주고 있었다.

기토 씨의 페르시아어는 기자가 들으면 피고가 말하는 말과도 아무런 손색이 없을 정도로 유창하다. 피고가 도중에 조금 웃으며 질문에 대답하는 장면이 있었다. “조금 전 ‘처자에 둘러싸여’라고 말했습니다만 이란에서는 관용적인 말투에요. 실제로 저에게는 아내 만 있고 자식은 없어요” 의사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조금씩 긴장이 풀려 왔는지도 모른다.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된 재판이 끝나자 피고는 기토 씨에게 다가와 “고맙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법정에서 나온 기토 씨는 “피고에게 목소리가 정확히 들리도록 비교적 큰 목소리로 얘기하고 있어요. 아닌게 아니라 지쳤네요”라며 한숨을 내 쉬었다.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리먼 사태 이후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200만 명 이상 있다. 재판원재판 도입으로 인해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는 시민이라도 갑자기 외국인이 피고인 사건에서 재판원으로 뽑힐 가능성도 있다.

본인도 법정통역인을 담당하는 오사카대학교 쓰다 마모루(津田 守) 교수는 “법정통역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지만 통역인이 실상을 호소할 수 있는 자리가 별로 없다. 재판원재판이 매일 열리기 때문에 통역하는 사람에 있어서도 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법정통역은 재판원처럼 법적 정의로 보장된 입장이 아니다. 통역 실수와 피고로부터 도리어 원한을 살 우려도 있다. 열심히 몇 십 장이나 되는 증거서류와 판결문을 번역하는 등 상당히 스트레스도 쌓일 것이다. 보수도 사건 내용 등에 따라 차이가 있어 구속되는 시간 등을 생각하면 아르바이트 정도 밖에 안되는 경우도 있다. 자세한 내역은 “명세가 없어 잘 모르겠다”(기토 씨)는 것이 실정이다. 법정통역을 본업으로 해 가며 생계를 꾸려 나가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예능(재주)으로 인해 신세를 망친다” 재판소 로비에서 자학적인 농담을 하는 기토 씨.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는 이유는?”이라고 물어 봤다. “좋아하는 일이니까라는 말 밖에 없네요. 자연스러운 통역을 했을 때는 전신에 소름이 끼쳐요”라고 대답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울 수 있는 게 솔직히 기쁘다고 한다.

“자, 이제부터 또 ‘출장’이에요” 보통은 오사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교토(京都)와 시가(滋賀) 멀게는 나가사키(長崎)까지 발걸음을 옮기는 적도 있다. 기토 씨는 커다란 가방을 움켜 쥐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오사카 지방법원을 나섰다.

공평한 재판을 받을 권리 보장. 그것은 피고가 외국인이어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법치국가의 근간은 이러한 법정통역의 ‘열의’가 뒷바침하고 있다.【교도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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