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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논평】대지진 1년(하)… 민속학의 힘으로 ‘원전매장’ 의식을

12/04/23 15:23

내가 후쿠시마(福島)에서 탈원전에 대해 말할 때 어쨌든 그것은 이데올로기하고는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런 입장이 있는 것이 후쿠시마라고 해도 좋다. 후쿠시마의 비참함은 원전과 공생하는 미래 시나리오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도호쿠 지방을 필드로 삼아온 일개 민속학자다. 민속학이라는 ‘지(知)’의 방법은 원전 등의 문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망연자실한 상태 속에서 다시 한번 재해지를 걷기 시작했을 때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원전사고 이후 후쿠시마라는 현장이 그야말로 민속학적인 ‘지’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3.11 이후 내가 처음으로 쓴 에세이는 ‘도호쿠의 민속지, 지금이야 말로 복권(東北の民俗知、今こそ復権)’이라는 제목이었다. 맞서기에는 너무 거대하고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원전사고를 눈앞에 둔 지금이야말로 생활인들 각자에게 맞는 지혜와 기술을 다시 한번 되돌려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무력했다. 민속지 따위는 어디까지나 지역적이고 향수에 젖은 과거의 유물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민속학의 기본인 ‘걷기•보기•듣기’로 돌아가 도호쿠 지방의 재해지를 방문하면서 어떤 이상한 감각이 감돌았다. 민속학은 죽지 않았다.

5월 말이었던가, 산리쿠(三陸)의 어촌에서는 쓰나미 잔해더미 속에서 의상과 전통 큰북(다이코=太鼓) 등을 찾아내 ‘시시오도리(鹿踊り)’를 부활시켰다. 오봉(お盆, 추석)에는 쓰나미에 떠내려가 터만 남아있는 풍경 속에서 사망자들의 넋을 기리는 기념물이 눈에 띄었다. 들꽃과 과자, 사진 등이 놓였으며 새로운 부처님을 맞이하는 등롱이 세워져 있었다. 또한 사리탑이 늘어선 작은 묘지가 생겼다.

가을이 되자 소마(相馬)지방에는 떠내려간 신사(神社) 및 집터를 지키는 신을 모신 사당이 한곳 한곳 재건되기 시작했다. 해변 묘지에는 어지럽혀져 있던 묘비와 머리 없는 지장 보살을 모아놓고 합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다.

바로 그 곳에 펼쳐져 있던 것은 일반 사람들의 민속학 풍경 그 자체였다. 참담한 폐허 속에서 작은 민속의 신들이 숨결을 불어 넣었다. 4월초 이와키시 시오야자키(いわき市塩屋崎) 근처에서 쓰나미 잔해 사이에서 솟아나 있는 도리이(鳥居)를 봤다. 고지대의 신사 만이 남아있었다. 이번 대지진에서 가장 인상에 남아 있는 풍경 중 하나다.

후쿠시마에서는 지금 쓰나미 피해 지역과는 다른 의미로 커뮤니티 재건이라는 테마가 긴요해졌다. 집과 동네, 직업을 잃고 원전 피난민이 된 사람들은 잘게 끊긴 기즈나(絆)를 다시 엮어 새로운 커뮤니티 재건에 나선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후쿠시마의 부흥은 축제의 큰북과 장단소리와 함께 시작될지도 모른다.

원전은 지금 고통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그렇다면 경외시하면서 떠들썩한 피리와 큰북과 함께 우선 후쿠시마현 내의 원전 10기를 매장하는 의식을 치러야 한다. 그리고 각자 수준에 맞는 민속지를 살리면서 지역사회의 내일을 디자인하기 위해 나서도록 하자. 【교도통신】

【편주】아카사카 노리오(赤坂憲雄) 1953년 도쿄도(東京都) 출생. 도쿄대 졸업. 후쿠시마현립박물관장, 전문은 민속학. 저서로는 <도호쿠학/ 잊혀진 도호쿠(東北学/忘れられた東北)>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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