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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세계로 초대】아버지를 보내며…이토 히로미 ‘아버지 살다’

16/10/22 20:42

  • “언젠가 죽는다. 그때까지 산다. 그걸 그냥 지켜볼 뿐이다. 그뿐인데 무겁다.”【교도통신】2016/09/21

‘아버지 살다(父の生きる)’는 시인 이토 히로미(1955년~)가 장거리를 오가며 아버지를 간병했던 3년간의 기록이다. 늙는다는 고독과 쓸쓸함 속에서 괴로워하는 아버지. 그 삶을 함께한 딸. 장송곡과 같은 책이다.

50대인 이토는 남편, 딸과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었고, 부인을 먼저 보낸 80대의 아버지는 구마모토(熊本)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이토는 1~2개월을 미국에서 지낸 뒤 반달 가량을 구마모토에서 지내는 식으로 두 지역을 오가며 생활했다. 이토가 구마모토에 없는 동안은 요양사들이 연계해 아버지를 돌봐줬다. 이토는 하루에도 수차례 장거리 전화를 걸었다.

전화의 화제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 TV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 심심하다는 이야기였다. 때로는 아버지의 고독과 허무함에 동요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토는 아버지의 말을 글로 쓰기로 했다. “그러자 쓸쓸함과 불만의 덩어리였던 그 말들이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이런 말이다. “진짜 심심하단다. 이대로 죽으면 사인에 ‘심심해서’라고 쓰이고 말 거다.”

일기 형식으로 쓰인 이 책에는 아버지와의 대화, 그리고 이토의 생각이 쓰여 있다. 이토는 “전화하는 게 고통” “고문이다”라고 푸념을 털어놓는다. “언젠가 죽는다. 그때까지 산다. 그것을 그냥 지켜볼 뿐이다. 그뿐인데 무겁다.”

기쁜 적도 있었다. 달걀밥을 먹으면서 함께 웃었던 시간. 이토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는 아버지가 몇 번이나 이토의 손을 꼭 쥐었다. 그러면 아버지의 슬픔이 전해졌다.

이윽고 시간이 흘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딸은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의 예전 모습을 떠올라 그립고 눈물이 났다. 그리고 후회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우선하고 아버지를 못 본 체 했다며 자신을 책망했다.

그 모든 과정은 아버지와 딸의 농밀한 시간이었다. 유머러스하고 장엄하고 애절했던 시간. 아버지를 보낸 후 이토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서야 겨우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교도통신】

【덧글】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신뢰 관계 
 
이토 히로미는 아버지의 말에 상처를 받는 일도 있었다. 간병이 힘들게 느껴질 때는 “이건 아버지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되뇌었다고 한다. “내가 무너지면 진짜 아버지는 슬퍼할 것이다. 아버지는, 내가 일을 잘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내가 불행해지는 건 절대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적부터 쌓아온 신뢰관계가 간병 생활을 지탱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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